광운대에서 가르치고 있는 동기 형을 만나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었다.
이 형도 여기저기서 고생하고 다니다가 자리를 잡았는데 이것도 계약직이라 또 언젠가는 떠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한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나타나는 돈봉투. 내가 너무 없이 사는 티를 내고 다녔나...? 아무튼 10만원을 받았다.
학교를 나서면서 전에 교수님이 연락하라고 했던 윗 학번 형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이미 교수님이 연락을 줘서 내가 전화하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는 정보의 홍수가 쏟아졌다. 청년 예술가 지원금, 창작 지원금 등등은 물론 강사법이 바뀐 후 이제 학교에서 외래교수를 다시 뽑아야 평가가 올라가서 새로운 자리가 나올거라는 얘기 등...고급정보를 듣다 보니 내 선불폰의 돈이 똑 떨어져서 전화가 끊겨버렸다. 형은 자기 전화 때문에 돈 다 써버리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카카오페이로 만 원을 보냈다.
아무튼 생각보다 할 게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남은 건 꾸준히 여기저기 넣어보는 것 뿐.
오늘도 돌아가는 길엔 원서를 읽으며 강의안을 짰다. 15주짜리 강의를 서너개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근데 지금 만들면 몇 년은 쓸 테니 시간 낭비는 아니다. 이제는 체력이 문제라서 그렇지. 온종일 걸어다니다 일 마치고 오면 대개 오후 6~7시쯤 되는데 저녁을 먹고 뭐 좀 하면 9시. 그때면 졸음이 쏟아진다. 속절없이 원하지도 않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간다.
내일은 광나루에서 동기 누나를 만날 예정. 근처에 땅콩빙수 맛집이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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