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은 놀랍게도 빵을 주식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또 왜 당연한 소리를 신기한 것처럼 말하나 싶죠? 그 때 동양이 어땠나 생각해봅시다. 중국은 한고조 유방이 세운 전한이 있었고 우리나라는 삼국시대가 막 시작할 무렵입니다. 이제 밀이라는 음식이 겨우 소개가 되어 중국의 황제도 국수나 만두를 겨우 맛볼 시기에 밀가루로 만든 빵을 평민까지 먹고 다녔다는 말이죠. <span style="letter-spacing: 0px;">중국에서는 약 1세기 전후로 떡 병(餠)이라는 한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요, 아마도 수제비와 비슷한 음식으로 보입니다. 2세기 무렵에는 밀가루 덩어리를 길게 꼬아서 만들어 새끼줄 같은 떡, 삭병(索餠)이 나타나고 3세기에는 만두가 등장하죠. 그러는 동안 로마는 </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BC 200년경부터 빵을 먹었습니다.</span>
바게트나 베이글, 크로와상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빵은 대부분 17세기 이후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2천년도 더 전에는 밀가루도 요즘 같지 않고 곱게 밀가루를 빻는 기술도 모자랐기에 밀 외에 보리빵이나 호밀빵이 더 흔했습니다. 1세기 무렵 로마인들이 최고의 빵이라고 부르던 것은 파니스 실리기네우스(Panis Siligineus)라는 빵인데 파니스는 빵, 실리기네우스는 밀이라는 뜻입니다. 다들 거친 호밀빵을 기본으로 먹는 시대다보니 밀가루 빵이 그만큼 귀했다는 뜻이죠. 당시 유럽에서 사용되던 밀은 현재 먹는 밀과는 다른 품종이었습니다. 지금 먹는 밀은 보통계(6배체), 당시 주로 사용되던 밀은 2립계(4배체)였는데 수확량이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거의 귀족층 전용의 빵이었답니다. 그러던 것이 매번 이야기하지만 기승전 포에니전쟁을 통해 로마제국이 부상하면서 중산층도 밀가루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비싼 건 여전했지요. 그래서 경제력에 따라 부자는 흰 밀가루 빵, 평민은 마카로니용 밀 등으로 덜 부드러운 빵이나 보리빵 등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서기 79년 화산재에 파묻혀 온전하게 유적이 보존된 폼페이 유적의 기록에 따르면 제빵소가 30곳 정도 있었고고 당시 도시 인구가 약 25만명 정도로 추산되니 한 제빵소에서 8천~1만명 분량의 빵을 만들었을 겁니다. 이정도면 공장이죠. </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빵의 종류 또한 다양해서 파니스 아디파투스(Panis adipatus, 기름진 빵)는 펴영한 빵에 베이컨을 잔뜩 올려서 구웠고, 파니스 포카치우스(Panis focacius, 화덕에 구운 빵)는 요즘 말하는 포카치아 빵의 원형으로 봅니다. 파니스 볼레우스(Panis boleus 버섯빵)는 꼭대기가 버섯처럼 튀어나왔다고 하니 아마 머핀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 외에 건빵의 원형이나 케이크도 발견된다고 하니 얼마나 잘 먹고 살았는지 알 만 하죠. </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 이런 로마인들이 아직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옆에서 잘 살던 그리스는 로마인들을 가리켜 '죽 먹는 것들'이라고 비웃었습니다. 곡물을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들어 빵을 만드는 대신 죽을 먹는 걸 문명화가 덜 되었다는 증거로 본 것이죠. 이게 나중에는 로마인들이 카르타고 사람들에게 비아냥대는 단어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만큼 빵을 먹는다는 것은 그들의 자랑이었습니다.</span>
이제 먹을 것 이야기를 했으니 마실 것 이야기를 해 봅시다. 다음 시간은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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