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요리엔 지지고 부치는 요리는 있어도 끓는 기름에 퐁당 재료를 통째로 넣어 튀기는 요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기름이라고 해봐야 참깨와 들깨를 짜서 만든 기름이었고 생산량이 적다 보니 값도 비싸고 귀해서 기름을 많이 사용한 요리가 발달하기 힘들었죠. 세계적으로 튀김 요리가 유명한 곳이 있다면 아마도 미국, 영국과 일본 정도를 들 수 있을 겁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영국 쪽은 피시 앤드 칩스(Fish and Chips)가 유명하죠? 이베리아 반도에 살던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육고기를 먹지 않았고 불을 피운다든지 요리를 한다든지의 행위를 율법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전날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요,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에 살다 보니 전날 생선을 많이 튀겨서 다음날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7세기가 되어 유대인에 대한 탄압이 심해져 국외추방을 당하거나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강요받게 되었죠. 이에 많은 포르투갈 유대인들은 영국으로 이주해 영국에서 생선튀김 요리를 전파하게 되는데, 이것이 피시 앤드 칩스의 시조격입니다.</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일본에서는 덴푸라, 덴뿌라, 텐푸라 등으로 불리는 튀김요리가 많이 발전했는데 정확히는 포르투갈의 튀김요리가 16세기에 들어왔다가 18세기부터 </span><span style="letter-spacing: 0px;">에도(도쿄)에서 유채 기름의 생산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면서 튀김 요리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봅니다. 덴푸라라는 이름 또한 어원이 포르투갈어로 열로 요리한다는 뜻의 템페라르(Temperar) 혹은 조미, 양념 등을 뜻하는 템페루(Tempero)에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생각지도 못하게 찾아보니 두 나라 모두 튀김 요리의 근원지가 포르투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포르투갈에서 튀김요리가 발달했던 것일까요? 대답은 쉽습니다. 기름이 많이 났으니까요. 위 예에서 빼먹은 미국의 경우 남부의 거대 농업 덕분에 돼지기름의 생산량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면서 튀김요리 또한 남부에서 발전하게 된 케이스이고 영국은 전 세계를 주름잡는 식민지 무역 덕분에 기름이 넉넉했고 일본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자체 생산량이 폭발했습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 또한 기름의 생산량이 이들보다 한참 전부터 풍부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름의 출처는 바로...올리브 오일입니다.</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로마에서 올리브 기름은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자 약, 세제, 건축재료 등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운동 후에도 오일을 발랐고 올리브 화관을 개선하는 병사들과 올림픽 우승자에게 씌울 정도로 올리브는 영광의 상징이자 사회의 주요한 기반 재료였습니다. 이베리아반도의 광활한 올리브 숲은 로마 제국의 올리브 오일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는 중요한 생산처였죠.</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일단 올리브는 먹거리입니다. 생으로, 말려서, 꿀과 식초와 소금 등등에 절여 먹기도, 향신료와 곁들여 먹는 등 우리로 치면 김치처럼 올리브를 먹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90퍼센트 이상의 올리브는 기름을 짜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기름은 가난한 사람을 먹여 살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로마가 아무리 부유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고기 맛을 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정말 돈이 없어서 빵도 못 먹고 죽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은 올리브 오일이 칼로리 섭취의 해답이었습니다. 학자들은 아마 극빈자들이 섭취하는 하루 칼로리의 3분의 1은 올리브 오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두번째 사용처는 위생입니다. 로마에서 땀흘린 후 목욕을 할 때는 온몸에 올리브 오일을 뒤집어 쓴 뒤 주걱처럼 생긴 스트리길(Strigil)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땀과 먼지를 오일과 함께 긁어냈습니다. 보습과 세척을 동시에!</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ㄱ</span>
로마 경제사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작은 도시의 공중목욕탕에서 1년간 사용한 올리브 오일만 약 3700리터는 되었을 것이라고 하니, 먹을 것을 귀하게 여긴 우리나라에서는 꿈같은 이야기네요.<span style="letter-spacing: 0px;"> 이렇게 많이 쓰다보니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가 많이 남는데, 아무르카(amurca)라고 불린 이 부산물은 건물 밖에 발라 마감재로 쓰거나 바퀴 윤활류, 광택제, 살충제 등으로 쓰였다고 하니 올리브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도 이탈리아는 자국 전체 인구 숫자의 4배가 넘는 2억 5천만 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키우고 있는데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올리브 오일을 수입하고 있지요. 현대 이탈리아인들의 1인당 연간 올리브 오일 소비량은 세계 3위로 약 11리터(그리스 20리터, 스페인 13리터)를 사용합니다. 로마 시민은 연간 25리터였으니 2000년 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소비량입니다. 물론 목욕하고 화장할 때도 썼으니 조금 특수한 상황이긴 하겠군요.</span>
<span style="letter-spacing: 0px;"> 올리브는 소금, 와인과 더불어 정말 중요한 필수 산업이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필수가 아니라 순전히 식도락을 위한 걸 찾아보는 것도 좋겠군요. 다음은 굴 이야기입니다.</span>
# | 제목 | 글쓴이 | 조회수 | 등록일 |
---|---|---|---|---|
아 메쟈 서울시리즈 직관갔다는 얘기 내가 했던가? x 16 [1] | 도라지 | |||
어둠에 다크에 데스네 x 10 [2] | 쿠쿠 | |||
평범한 일반인 x 4 [2] | prairiedog | |||
털보에 빠져볼래? x 10 [8] | 뭐! | |||
졷성 응원가 산다고 돈없음 x 1 [2] | 자택경비원 | |||
근데 궁금한게 있어. [7] | 원기옥 | |||
으아 날가져 엉엉 x 12 [3] | 뭐! | |||
저는 딜도가 아닙니다. x 5 [11] | 이여 | |||
근근황황 x 3 [6] | 자택경비원 | |||
고기고기쌀국수와따 x 1 [4] | 뭐! | |||
거유불급 Vol. 103 2024년 3월 3호 x 100 후방주의 [1] | SB 로보 | |||
근황올림픽 [15] | 관리자 | |||
근황 x 17 [3] | 까마구_ | |||
0323 x 82 | prairiedog | |||
뽁꾹뿌꾹 x 2 | 까마구_ | |||
스포티파이 근황 x 1 [5] | 뭐! | |||
^^ x 2 [1] | 자택경비원 | |||
하아 지민느님 사랑해 x 1 | 뭐! | |||
마 부산도 야구하나 x 1 | 까마구_ | |||
.. x 10 [12] | 쿠쿠 | |||
mouring x 18 | 김곧은 | |||
주문해놓고 까먹고 있던 피규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x 2 [4] | 뭐! | |||
좋아요 누르지 말지 | 뱀프장군 | |||
나는 봄이 좋고도 두려워 x 7 [13] | 김곧은 | |||
이정재 나오는 스타워즈 새 드라마.. [7] | 오늘의거짓말 |
Copyright © 2024 아스카와 나의 신혼방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