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독창자로 데뷔합니다.

포스터에 얼굴이 안 나오는 이유는 전반부의 오라토리오 <그리스도>에서만 독창을 하기 때문.

현장에서 받는 프로그램북에는 얼굴도 나옵니다. 곡 해설도 제가 썼구요.

오라토리오라는 장르에서는 합창이 나오기 전에 일종의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독창자가 존재합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3분25초 이후부터 무대 우측에 혼자 서서 노래하는 사람이 하나 있을 겁니다. 이번에 제가 하는 역할이죠.

https://youtu.be/0yo_VWE91y0?si=M-mZ4zVShVdg4xDF

오라토리오 독창자는 곡에서 갖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곡중 솔로와 달리 경력에도 쓸 수 있는 중요도가 높은 자리죠. 지금까지 합창으로는 많이 서 봤어도 예술의 전당에서 독창으로는 처음 서는 자리이므로 이번 연주가 사실상 예술의전당 데뷔무대인 셈입니다. 사실 이것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할 게 많아서 합창단 임원들이 과로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도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 할 텐데 말이죠.

게다가 날짜가...추석연휴 끝에 붙었는데 다음날까지 대체공휴일 지정이 되면서 다들 놀러나갈 황금연휴가 되어버린 탓에 관객 동원도 조금 걱정입니다. 예술의전당이 대략 2300석 정도 되는데 최소 1500석을 못 채우면 '관객동원력 없는 단체'로 찍혀서 다음부터는 대관 잘 안 해준다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짜표를 뿌리지 않고 판매를 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추석 연휴에도 컨디션 관리하느라 조용조용 지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