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캉캉은 아실겁니다.
그 유명한 캉캉 음악이 나온게 이 오페레타지요. 아래 프로덕션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캉캉 대신 마카레나를 춥니다(...)
아무튼 이 장면에서 춤을 추는 건 전부 님프와 여신들입니다. 그래서 파리 초연때는 평론가 중에서 "나는 다이아나(=아르테미스) 다리 보러 갈 생각은 없다"라고 쓰기도 했죠. 근데 왜 신들이 춤을 추고 있는 걸까요? 그걸 설명하려고 글을 씁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대한 통짜 패러디입니다.</span>
원본에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는 금슬 좋은 부부였고 아내가 자신을 덮치려 드는 목동을 피하다 뱀에 물려 죽자 명계로 내려가 하데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해 감동시킨 후 뒤를 돌아보지 않는 조건으로 아내를 돌려받았다가 잠깐 돌아보는 바람에 아내를 다시 잃고 슬픔에 빠지죠.
하지만 여기서 주인공들은 하는 짓이 딴판입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여론(Opinion publique)이 인간화되어 나와서 상황 설명을 하는데 자신이 곧 코러스이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말하지요. 여러모로 제4의 벽을 깨는 존재입니다.
<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부부는 당시 프랑스의 많은 부부가 그러하듯 불륜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은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지만 여론이 겁나서 차마 이혼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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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letter-spacing: 0px; line-height: 1.6;">원작에서 아내를 겁탈하려던 목동은 여기선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에우리디체를 물었던 뱀은 사실 남편이 설치한 덫(...)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동은 플루토(=하데스)가 변장한 모습이었죠.</span>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는<span style="font-weight: bold;"> 매우 기뻐합니다</span>. 그러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여론이 강제로 그를 올림푸스로 가라고 말하죠. 올림푸스 산에 사는 신들은 만사가 지겨워져서 잠만 자며 맨날 먹는 신의 음식인 암브로시아와 넥타가 질렸다며 인간이 먹는 소시지를 부러워하기까지 하는 나사빠진 집단입니다. 제우스에게 반란까지 모의하던 신들은 곧 필멸자와 여론이 산에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여론에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열심히 멋진 척 연기를 합니다.
제우스는 멋을 부리며 지옥에 떨어진 아내를 구할 수 있게 허락하지만 오르페우스는 입으로는 기뻐하면서 표정은 썩습니다. 그리고 천계의 삶이 지겨워진 신들이 단체로 지옥관광을 가자고 우기고...그 결과가 바로 지옥에서 벌어지는 파티, 캉캉의 모습입니다.
캉캉 하나 더 보시죠. 이 프로덕션은 교수가 추천한 버전인데 주인공이 명계에 기차타고 갑니다(...)
그새 평소 그리스 신화에서 하던대로 껄떡남 제우스는 에우리디체에게 꽂혔고, 아무것도 없이 심심한 지옥살이가 지겨워진 에우리디체 앞에 파리로 변신한 제우스가 그녀를 유혹합니다. 자기랑 놀아주지도 않는 플루토에게 정이 떨어진 여주인공은 제우스와 놀아나죠(올린 클립 중에서 연기가 제일 야할듯...).
여차저차 해서 오리지널 스토리대로 오르페우스는 성공적으로 뒤를 돌아보지 않지만, 막판까지도 뒤를 돌아보지 않으니까 에우리디체를 꼬시고 싶었던 제우스가 번개를 내리쳐 강제로 뒤돌아보게 만들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부부는 서로 기뻐하며 찢어지는 해피엔딩(...)
지독할 정도로 많은 패러디와 유머가 담긴 오페레타라 누구든지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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