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번 글(http://shinhonbang.net/board/just_married/7823)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룸메는 밤중에 끙끙대며 배터리를 교환하려 하였으나 배터리와 연결된 전선과 너트가 너무 심하게 녹슬어서 너트의 육각 모서리가 다 닳아버려 분리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냥 선을 잡아 뜯어내고 새 배터리를 얹은 후, 결합을 시킬 방법이 없으니까 선을 배터리에 살짝 닿게 한 뒤 캡으로 눌러 대충 전기만 들어오게 했다네요. 그 과정에서 +-극 연결이 한번 잘못되는 바람에 전방 라이트가 나갔고 덕분에 오는 내내 비상 깜박이만 켜고 1시간을 달려 어찌어찌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결국 차는 완전히 퍼져버렸지요. 폐차 후 받은 돈은 150달러.
2. 맨날 돈이 없어서 빌빌거리던 룸메는 삶의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게 자동차인 양반인 관계로...바로 차를 샀습니다. 집에서 대뜸 1만달러를 대출받은 뒤 중고차를 뒤졌으나 무조건 수동을 타야 했던 이 사람은 매물이 딱 하나 옆동네에 있어서(미국은 수동 거의 안 탐...) 아는 동생 차를 빌려 다녀왔죠. 예상보다 값이 세게 나오자 다른 매물을 찾던 그는 급기야 비행기를 타고 필라델피아까지 갈 생각을 합니다. 이쪽에서 같은 교회 다녔던 집사님에게 전화해 그쪽으로 갈 테니 재워달라 부탁하자 그 분이 이쪽 동네에 가격이 높아 포기했던 매물이 딱 봐도 상태가 더 좋은 것 같은데 자신이 돈을 빌려줄 테니 그걸 사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룸메는 일주일만에 다시 차를 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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