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들 안녕. 오랜만이야.
사는 데에 치여서 방문도 못하고 그러다가. 요새 사는 게 너무 힘든데 들어줄 사람도 없고. 마냥 외로워 하다가 문득 횽들 생각이 났어.
잘 지냈지? 아쉽게도 난 잘 지내지 못했어.
잡플래닛 평점 1.5점 좋소에서 11년 근속을 찍고. 연봉은 부끄럽지만 이제 막 5천 넘겼다. 아들래미는 내년에 5학년이 되고. 공부는 잘 못 하지만 심성이 좋은 친구야.
문제는 와이프지. 10년째 가게를 하는데 매출은 높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낸 적이 없어. 우리 부부 대출 풀로 끌어다가 틀어막고. 울 엄마 노후자금. 장인어른 은퇴자금도 끌어썼는데. 경제관념이 제로야.
가게 정리하자는 이야기를 꺼내면 발작을 하는데 미치겠다. 이제 담달 카드. 대출금 갚으면 통장 잔고가 없어.
사는 데에 돈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울 아버지 사업 망하고 온가족이 합심해서 지하 단칸방서 시박해서 여기까지 어떻게 기어 올라왔는데. 내 새끼. 내 가족만큼은 그런 거지 같은 일을 안 겪게 하고 싶은데.
오늘도 야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또 뭘 시켜먹었더라고. 나는 야근수당 몇 푼 벌려고 난리를 췄는데. 집에 오니 반쯤 먹다 남은 밥만 남아 있어.
제일 친한 친구놈들한테도 이야기를 못 꺼내. 미혼이거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서 이해를 잘 못해. 몇 번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입을 닫지. 서로 입 아프게 상황 설명만 해봤자 좁혀지지 않는 생각의 거리가 있는걸.
이젠 나도 모르겠어. 이 정도 살면 이런 상황에서느누이케이케 해야한다는 답이 나왔어야 하는데. 통 모르겠어.
사업 여러번 말아먹은 우리 아버지. 아빠. 내 제일 친한 친구라도 옆에 있으면 어리광도 부리고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할텐데. 없구나. 뭐가 그리 급해서 일찍 갔을까.
그래서
횽들한테 어리광부리고 싶었어.
잘 지내 횽들. 나는 어떻게든 해 볼게.
댓글 (1)
난 힘닿는 데까지 여기 서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